해직기자 김종철의 젊은이를 위한 한국 현대언론사
언론인 김종철의 젊은이를 위한 한국 현대언론사. 저자에 따르면 한국 언론 현대사는 폭력의 자유를 마음껏 누린 역사이다. 한국의 언론은 강자인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 독재에 언론의 자유를 헌납하고 그 대가로 약자인 민중에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한국의 언론은 권력과 대자본에 빌붙어 살아가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권력의 일부가 되었다. 저자는 오늘날 조중동과 관영화한 방송들은 일제 강점기의 친일언론이나 박정희 정권 시절의 반민주언론과는 또 다른 차원의 ‘극악한 압제의 도구’로 변해버렸다고 본다.
그는 1950년대 후반 신문을 어렴풋이나마 일을 수 있게 된 시절부터 수십 년 동안 보고 들은 사실을 적었다. 그는 놀라운 기억력과 뛰어난 자료 수집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일어났거나 지금도 진행 중인 언론과 권력의 야합의 역사를 치밀하게 정리해냈다. 언론계에서 기자로서 겪은 이야기, 동아일보사에서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참여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렸던 일, 한겨레 창간과 논설위원 시절의 이야기처럼 다분히 자전적 에세이와 같은 부분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다.
민족 정론지를 자처하는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자신들이 일제에 항거했으며,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 불씨를 지폈고, 민주화 이후에는 권력 감시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불행하게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이런 일방적인 주장을 사실이라고 믿는다. 특히 젊은이들은 이들 거대 신문사들이 번듯한 겉모습 속에 어떤 치욕스러운 역사를 감추고 있는지 짐작도 하지 못한다.
언론인 김종철은 젊은이들에게 한국 언론의 일그러진 초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이 책, <폭력의 자유>를 썼다. 저자는 올해로 언론계에 발을 디딘 지 46년째, 1975년 동아일보사에서 쫓겨난 지 38년째인 해직기자이다. 그는 거의 반 세기 동안 이 땅의 언론이 어떤 짓을 저질러왔는지 지켜봐왔다. 거대 언론사들의 어떤 꼼수도 언론계 생리에 밝은 그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는 기자가 쓴 최초의 한국 언론 현대사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 언론 현대사는 폭력의 자유를 마음껏 누린 역사이다. 한국의 언론은 강자인 일본 제국주의와 군사 독재에 언론의 자유를 헌납하고 그 대가로 약자인 민중에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한국의 언론은 권력과 대자본에 빌붙어 살아가다가 나중에는 스스로 권력의 일부가 되었다. 저자는 오늘날 조중동과 관영화한 방송들은 일제 강점기의 친일언론이나 박정희 정권 시절의 반민주언론과는 또 다른 차원의 ‘극악한 압제의 도구’로 변해버렸다고 본다.
그는 1950년대 후반 신문을 어렴풋이나마 일을 수 있게 된 시절부터 수십 년 동안 보고 들은 사실을 적었다. 그는 놀라운 기억력과 뛰어난 자료 수집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일어났거나 지금도 진행 중인 언론과 권력의 야합의 역사를 치밀하게 정리해냈다. 언론계에서 기자로서 겪은 이야기, 동아일보사에서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참여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렸던 일, 한겨레 창간과 논설위원 시절의 이야기처럼 다분히 자전적 에세이와 같은 부분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다. 저자에 따르면 권력이나 대자본과 하나가 되거나 스스로 권력이 되어 민중을 억압하는 언론은 그 자체가 반사회적이다.
‘권력이나 대자본과 하나가 되거나 스스로 권력이 되어 민중을 억압하는 언론은 그 자체가 반사회적이다.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언론이야말로 민중의 진정한 벗이다.’
오늘날 이른바 ‘조·중·동’을 비롯해서 ‘관영화한 공영방송들’의 보도와 논평을 보면, 일제강점기의 ‘친일 언론’이나 박정희 정권 이래 보수정권 시기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극악한 압제의 도구’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매체들의 양심적 구성원들이 억압적인 조직 안에서 ‘자유롭고 독립된 언론’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지만 권력과 결탁한 대형 매체들의 아성은 요지부동처럼 보인다.
나는 오래전부터 한국 언론의 역사를 ‘민중의 벗인가 공공의 적인가’라는 관점에서 짚어보는 책을 쓰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넓은 ‘사료의 숲’을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다. 내가 동아일보사에서는 편집국장으로, 한겨레신문사에서는 사장으로 모시고 일하던 송건호 선생을 비롯해서 ‘압제를 극복하는 자유언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언론인들과 학자들의 뛰어난 업적에 기대지 않고 이 책을 쓸 수는 없었다.
이 책은 역사적 기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후반 내가 신문을 어렴풋이나마 읽을 수 있게 된 시절 이래 수십 년 동안 보고 들은 사실들은 개인적 시각으로 적었다. 언론계에 들어가 기자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 논설위원으로서 쓴 글들, 그리고 특히 동아일보사에서 ‘자유언론실천 운동’에 참여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함께 움직이는 데 조그만 힘이나마 보태려고 하던 시절의 이야기는 ‘자전적 에세이’라고 여기고 읽어주시면 좋겠다.
한국에서 일어났던 언론의 역사,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인 언론과 권력의 야합을 정리하고 나니 무엇인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래서 ‘미디어 제국의 제왕’으로 불리는 루퍼트 머독과 ‘언론재벌’로 이탈리아 정치를 지배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를 중심으로 ‘공공의 적이 된 언론권력’을 진단한 내용을 부록으로 실었다. 그리고 ‘위키리크스가 일으킨 언론혁명’을 ‘공공의 적’을 이길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했다.
– 머리말 중에서
1944년 충남 연기군(현재 세종시)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11월 동아일보사 기자로 들어가서 편집국 사회부와, 편집부, 방송국 사회문화부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1974년 10월에 시작된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적극 참여했다는 이유로 1975년 3월 선배, 동료 110여 명과 함께 강제해직 당했다. 그 이후 문학평론과 번역을 겸하다가 1984년 4월 민중문화운동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았고, 1985년 3월부터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 대변인과 사무처장을 지냈다.
1988년 봄 한겨레신문 창간에 동참해서 1998년까지 논설간사와 편집부위원장, 논설위원으로 일했다. 그 뒤 연합통신(연합뉴스로 개명) 대표이사, 사단법인 한국-베트남 함께 가는 모임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아일보사 해직언론인 모임인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정치·사회·문화 에세이집인 <저 가면 속에는 어떤 얼굴이 숨어 있을까>(1992),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1995),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1995)와 인문학 총서 <문화의 바다로> 5권(종교, 교육, 글쓰기, 음악, 영화)(2011), <박근혜 바로보기>(2012) 등이 있다. 주요 역서로는 <말콤 엑스>(공동번역, 1978), <인도의 발견>(1981), <프랑스혁명사>(1982), <마호멧>(1983), <무장한 예언자 트로츠키>(2005) 등 20여 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