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무비 박근혜 뒷담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비정상의 정상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 가슴 한구석엔 아직도 그을음 같은 불안이 남아 있다. 새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헌 시대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박근혜 시대에 우리 사회 도처에서 염증을 유발한 병변은 여전히 잠복 중이다. 그 힘은 언제라도 새 시대를 거꾸로 돌릴 수 있을 만큼 아직 쌩쌩하다.

그래서 이 책 <박4모>를 내놓는다. 박정희 신화의 마지막 발악이 만든 후일담이라고나 할까. 정치와 시사를 읽어내는 데 있어서 청년의 정서를 귀신이 곡하게 대변한다는 평을 듣는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시사IN>에 그렸던 만화를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는 박근혜 시대 내부에서의 현시각적 시점에서 찾아왔던 깨달음과 정서가 채 휘발되기 전에 책으로 내놓고 싶었다. 시대를 저 위에서 굽어봤던 날카로운 매의 시각이 아니라, 시대의 땅바닥을 기어 다닌 그 개미 더듬이의 촉각을 다시 소환해보고자 했다. 앞으로 남은 삶 또는 향후 100년 내에 마주하게 될 여러 시대를 읽게 될 때에 조금이나마 더듬이를 키우고 싶은 바람에서다.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개미의 더듬이로 시대를 읽다

어느덧 박근혜 시대는 그녀의 아버지 시대만큼이나 아득해 보인다. 통치자로서도 가장으로서도 무시무시한 폭군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그녀의 삶은 처음부터 수인의 그것과 다름없지 않았을까. 그래서 대통령이 되고나서도 담장을 높이 세우고 스스로를 격리하고 만 것이 아닐까. 그녀는 놀랍도록 감옥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데, 어쩌면 3평의 감방 안에서야 비로소 고향에 돌아온 듯 평온을 되찾았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험악하게 맞섰던 경선 경쟁자가 대통령 당선자의 볼에 뽀뽀를 하는 신선한 공간이동을 경험했다. 그 당선자가 야당 지도부부터 찾아가 인사하고, 스스로 참모진 인사의 배경을 설명하는, 졸지에 소통이 넘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신분상승을 하고 어리둥절해하는 중이다. 매일매일 개성 넘치고 자격 있는 인물들이 새 정부의 자리를 채우고 발 빠르게 지난 정권이 망가뜨린 여러 분야를 복원할 정책이 발표되는 걸 들으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회복해가고 있다.

그렇더라도 가슴 한구석엔 아직도 그을음 같은 불안이 남아 있다. 새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헌 시대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박근혜 시대에 우리 사회 도처에서 염증을 유발한 병변은 여전히 잠복 중이다. 그 힘은 언제라도 새 시대를 다시 거꾸로 돌릴 수 있을 만큼 아직 쌩쌩하다.

그래서 이 책 <박4모>를 내놓기에 시의적절한 시점이다. 박정희 신화의 마지막 발악이 만든 후일담이라고나 할까. 정치와 시사를 읽어내는 데 있어서 청년의 정서를 귀신이 곡하게 대변한다는 평을 듣는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시사IN>에 그렸던 만화를 모아 펴낸 책이다.

그는 그 시대 내부에서의 현시각적 시점에서 찾아왔던 깨달음과 정서가 채 휘발되기 전에 정리해 모아놓고 싶었다. 시대를 저 위에서 굽어봤던 날카로운 매의 시각이 아니라, 시대의 땅바닥을 기어 다닌 그 개미 더듬이의 촉각을 다시 소환해보고자 했다. “앞으로 남은 삶 또는 향후 100년 내에 마주하게 될 여러 시대를 읽게 될 때에 조금이나마 더듬이를 키우고 싶은 바람에서다.”

반드시 이런 심각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책장을 넘기며 ‘그땐 정말 이랬지’ 하면서 낄낄대는 재미가 깨알 같다. 부담 없이 유쾌, 상쾌, 통쾌해지기 딱 좋은 책이다. 굽시니스트 이 사람, 꼭 촉 좋은 무당 같다.

 

굽시니스트 Goobsinist

  • 포르투갈어 전공(포어 못 함)
  • 역사교육학 전공(교사 못 됨)
  • 정치시사, 역사, 게임, 멜로, SF, 요리, 수렵, 금융 기타 등등 가리지 않고 다 그립니다.
  • 한중일 근대사 만화를 준비 중.
  • 되도록 편의점 근처에서 살고 싶어요.
  • 달러 한 장, 쌀 한 톨 만들어내지 못 하는 무위도식을 벌충하기 위해, 언젠가 세상에 이득이 되는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4년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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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김일환 2017/05/31 Reply

    어떤 의미에서는 백무현보다도 심각한 수준으로 정치관이 비틀려 있지만 가벼운 농담이나 드립을 시종일관 고수하기에 겉으로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음. 쉽게 읽고 쉽게 잊을 수 있는 구성이므로 시사에 갓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며 읽으면 괜찮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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