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걷기 여행 시리즈 1권. 어린이를 위한 제주올레 여행서. 제주올레와 제주의 문화를 만화 스토리에 녹여 소개한 책으로, 어린이들에게 ‘제주올레’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고, ‘걷기 여행’의 동기를 부여해 준다. 부모님을 위한 <제주올레 가이드북>이 부록으로 함께 구성되었다.
작가는 이 만화를 그리기 전에 제주올레를 꼼꼼히 답사하고 풍경을 기록했다. 어린이는 제주올레와 제주의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부모는 제주올레 여행 중에 책을 꺼내, 만화 속에 나온 장소와 실제 풍경을 비교해가며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제주올레와 제주의 문화를 소개하는 ‘명랑여행만화’ <호진이와 시로미의 좌충우돌 제주올레>(이하 <좌충우돌 제주올레>)가 출간되었다.
‘올레’는 집 대문에서 마을 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 말이다. 검은 현무암으 로 쌓은, 집으로 가는 골목 올레는 집과 마을을,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길이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제주 돌담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길이다.
2007년, 언론인 서명숙 씨(현재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 장)가 열기 시작한 제주올레는 여행 트렌드를 확 바꾸었다. ‘왔노라-보았노라-(사진)찍었노라’ 식의 주마간산형 여행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걷기 여행’으로 탈바꿈시 켰다.
제주올레를 방문하는 올레꾼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체험학습을 하거나 가족여행을 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2010년 1월, 한국관광공사가 2009년 4월부터 10월까지 실제 가족여행을 다녀온 전국 6대 광역시 성인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제주가 방문희망지역 1위로 꼽혔고, 그 가운데에서도 제주올레가 제주도내 관광지 선호도 1위로 꼽혔다. 그만큼 아이와 함께하는 제주올레 여행이 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제주올레 도서는 빈약하다. 제주올레와 주변 맛집,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어른용’ 제주올레 책은 차고 넘치지만 정작 ‘어린이 올레꾼’을 위한 여행서는 찾아볼 수 없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의 홈페이지를 보면 제주올레 가족 여행을 앞두고 고민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어른들이야 ‘걷기 여행’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강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동기 부여가 약한 편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제주올레’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고, ‘걷기 여행’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좌충우돌 제주올레>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첫 번째 제주올레 책이다.
<좌충우돌 제주올레>는 제주올레와 제주의 문화를 만화 스토리에 녹여 소개하고 있다. 도시에 사는 호진이는 방학이 시작되자 내내 컴퓨터 게임에 매달려 보낸다. 그런 호진이를 보다 못한 부모가 호진이를 제주도에 사는 이모 할머니 집으로 보낸다. 컴퓨터가 없는 제주도에서 머물며 일주일 동안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호진이는 제주에서 만난 친구 시로미, 깜상(개)과 함께 우연히 만난 큰생이(꿩)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길을 나선다.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 해변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 1코스를 걷게 되는 것이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김경수 화백은 풍경 묘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가는 이 만화를 그리기 전에 제주올레를 꼼꼼히 답사하고 풍경을 기록했다. 시로미가 사슴벌레를 놓아주는 장면(98쪽~99쪽)에 나오는 ‘오름 입구’라든가, 호진이와 시로미가 오른 말미오름 정상 풍경(110~111쪽) 등이 대표적이다. 현장을 가본 이는 ‘아, 여기’ 하며 즉시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식게퉤물(제사를 지내고 남은 음식을 뜻하는 제주 말)을 이웃과 나누어 먹는 문화라든가, 성산 일출봉과 관련한 설문대 할망 설화 등을 스토리에 녹여 설명하고 있다. 어린이는 제주올레와 제주의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부모는 제주올레 여행 중에 책을 꺼내, 만화 속에 나온 장소와 실제 풍경을 비교해가며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이 책은 시흥리에서 광치기 해변으로 이어지는 제주올레 1코스에서 벌어진 일을 담고 있다.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당(바다를 뜻하는 제주 말) 올레’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제주올레 코스이자,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길이다. 아담하고 예쁜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말미오름에 오르면 성산 일출봉과 우도, 제주의 들판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안도로를 지나면 성산 일출봉이 눈앞에 펼쳐지고, 길이 끝나는 광치기 해변의 환상적인 물빛을 볼 수 있다. ‘만화 제주올레’는 3부작으로 구성되는데, 곧이어 출간되는 2권, 3권에서는 제주 서귀포와 중산간 일대를 만날 수 있다.
<좌충우돌 제주올레>의 부록 <제주올레 가이드북>은 그 자체로 탐나는 여행 안내서이다. 이 가이드북은 16개 코스(1코스에서 14코스까지 소개·1-1코스, 7-1코스를 포함)에 대해 각 코스별로 볼거리, 먹을거리, 잘 만한 곳 등을 알려준다. (사)제주올레가 제작한 이 가이드북은 제주 현지에서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 품목이었으나 현재 품절된 책으로, 이번에 <좌충우돌 제주올레>를 펴내면서 부록으로 특별 제작되었다. 제주올레 걷기 여행에 나선 부모는 특별 부록 <제주올레 가이드북>을, 아이는 만화 <좌충우돌 제주올레>를 읽으면 된다. 두 책은 1석2조, 가족 제주올레 여행의 필참서 구실을 할 수 있다.
김경수 화백은 1968년에 충북 단양에서 태어났다. 계명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경수 화백은 <매일신문> <내일신문>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서 만평을 그려 왔다. 대구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 만평을 그리면서 김경수 화백은 독창적인 화풍과 날카로운 풍자 감각을 발휘하며 ‘대구의 박재동’으로 불렸다. 그는 현재 <내일신문>과 <시사IN> 만평을 그리고 있으며 인터넷 신문 <제주의 소리>에서 웹툰 ‘나의 벗 나의 제주’를 연재하고 있다. <개소리들 하지 마> <한 컷의 테러리즘>(글논그림밭 출간) 등 만평집을 펴낸 바 있다.
김화백은 몇 년 전부터 제주와 인연을 맺고 있다. 한 제주 출신 시사만평가의 초대를 받아 간 제주도 부부 동반 여행 길에서 안개 낀 중산간을 드라이브하는데, ‘아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만평가에게 했더니 그 만평가가 수소문 끝에 저지리 예술인마을에 ‘T.O’가 있음을 알아냈고, 김화백은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도 않고’ 예술인마을 입주를 결정했다. 그 후 김경수 화백은 경기도 일산의 집과 제주의 작업실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경수 화백은 자신이 아름다운 섬 제주의 풍광에서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아이들도 패스트푸드와 컴퓨터 게임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화 제주올레’ 3부작을 완성했다.
“이 책은 오랜 고민과 치열한 작업의 산물이다. 김경수 화백은 이 한 권의 책에서 시사지에서 갈고 닦은 예리한 비판 정신, ‘세계자연유산의 섬’ 제주에서 살면서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고 체득한 자연주의 정신, ‘육지것’으로서 제주 사람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교유하면서 한결 더 깊어진 휴머니즘과 유머 감각을 완벽하게 버무려 냈다.
승진 경쟁과 일상의 무게에 치이고 치진 40, 50대 샐러리맨에서 동급생과 우정을 나눌 새도 없이 방과 후 학원으로 내몰리고 게임으로만 세상과 소통하는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수많은 독자들과 만나기를 나는 진심으로 소망한다. 어른들은 동심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은 본디의 동심을 회복해서, 이 책의 주인공과 함께 길을 나섰으면 좋겠다. 부디 이 책이 어른과 아이들의 필독서가 되고, 제주올레길 여행의 필참서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 ‘제주올레길을 내는 여자’ 서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