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마존, 곶자왈에서 생긴 일

어린이 생태 만화 <호진이와 시로미의 좌충우돌 제주올레> 시리즈(전 3권) 마지막 편이 나왔다. <시사IN> <내일신문> <매일신문> 등에 시사만화를 연재하는 김경수 화백의 3년 가까운 노력의 결실이다. 제주도 저지마을 예술인촌에 집을 짓고 7년 넘게 제주의 식생과 문화 탐구에 아마추어 이상의 힘을 쏟아온 김화백은 그동안 쌓은 내공을 거의 전부 이 책에 쏟아 부었다. 덕분에 독자는 이 책을 펴는 순간 제주의 오름이나 해변가 숲 속 한가운데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올레길을 한 번이라도 걸어본 이들은 그 길이 지면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의 이 같은 공들임은 제2권 탐라신령과 시간의 숲편의 삽화 두 편이 당당히 초등학교 6학년2학기 국어 교과서에 실리는 것으로 보상을 받았다.

이번 호는 제주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원시림 곶자왈에서 생긴 일이다. 뿌리가 붙어 한나무처럼 보이는 한쌍의 나무를 연리지라 하고, 이 연리지는 연인의 사랑을 이루어준다 하여 각 지역에서 관광자원으로 귀빈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 이 곶자왈에는 천지사방에 널린 게 연리지이다.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숲처럼 전체가 연결돼 하나의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 까닭에 숲 바닥으로 인간의 간섭이 들어오기 힘들어 이곳의 식생은 제주의 그 어느 숲보다 다양하다.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 육지에서는 한 번도 들어본 일이 없는 기기묘묘한 새들의 지저귐과 벌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호진이는 바로 이 곶자왈 숲에서 생태수업을 받게 된다. 제주올레 14-1 코스이다. 호진이는 수업에는 관심이 없고, 꽃과 나무와 벌레들을 괴롭히는 데만 재미를 느낀다. 그런 호진이의 행태를 직박구리 CCTV가 상세히 기록하고, 호진이는 점점 숲 깊숙이 들어가게 되는데….

마지막 편에서는 그동안 출연했던 모든 등장인물과 신령들이 몰려 나와 인향마을 당산나무 아래에서 쫑파티를 벌인다.

온 가족을 위한 ‘명랑 여행 만화’

‘올레’는 집 대문에서 마을 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을 뜻하는 제주 말이다. 검은 현무암으로 쌓은, 집으로 가는 골목 올레는 집과 마을을,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길이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제주 돌담길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길이다. 2007년, 언론인 서명숙씨(현재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가 열기 시작한 제주올레는 여행 트렌드를 확 바꾸었다. ‘왔노라-보았노라-(사진)찍었노라’ 식의 주마간산형 여행을, 걸으면서 생각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걷기 여행’으로 탈바꿈시켰다.

제주올레를 방문하는 올레꾼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체험학습을 하거나 가족여행을 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2010년 1월, 한국관광공사가 2009년 4월부터 10월까지 실제 가족여행을 다녀온 전국 6대 광역시 성인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제주가 방문 희망 지역 1위로 꼽혔고, 그 가운데에서도 제주올레가 제주도내 관광지 선호도 1위로 꼽혔다. 그만큼 아이와 함께하는 제주올레 여행이 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제주올레 도서는 빈약하다. 제주올레와 주변 맛집,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어른용’ 제주올레 책은 차고 넘치지만 정작 ‘어린이 올레꾼’을 위한 여행서는 찾아볼 수 없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홈페이지를 보면 제주올레 가족 여행을 앞두고 고민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어른들이야 ‘걷기 여행’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강하지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동기 부여가 약한 편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제주올레’에 대한 호기심을 일으키고, ‘걷기 여행’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좌충우돌 제주올레> 시리즈이다.

제주도의 매력에 ‘미친’ 이 시대의 시사 만화가

김경수 화백은 1968년에 충북 단양에서 태어났다. 계명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경수 화백은 <매일신문> <내일신문> <시사IN> 등 여러 매체에서 만평을 그려 왔다. 대구에서 발행되는 <매일신문> 만평을 그리면서 김경수 화백은 독창적인 화풍과 날카로운 풍자 감각을 발휘하며 ‘대구의 박재동’으로 불렸다. 그는 현재 <내일신문>과 <시사IN> 만평을 그리고 있으며 인터넷 신문 <제주의 소리>에서 웹툰 ‘나의 벗 나의 제주’를 연재하고 있다. <개소리들 하지 마> <한 컷의 테러리즘>(글논그림밭 출간) 등 만평집을 펴낸 바 있다.

김화백은 몇 년 전부터 제주와 인연을 맺고 있다. 한 제주 출신 시사만평가의 초대를 받아 간 제주도 부부 동반 여행 길에서 안개 낀 중산간을 드라이브하는데, ‘아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만평가에게 했더니 그 만평가가 수소문 끝에 저지리 예술인마을에 ‘T.O’가 있음을 알아냈고, 김화백은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도 않고’ 예술인마을 입주를 결정했다. 그 후 김경수 화백은 경기도 일산의 집과 제주의 작업실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김경수 화백은 자신이 아름다운 섬 제주의 풍광에서 감동을 받았던 것처럼 아이들도 패스트푸드와 컴퓨터 게임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고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화 제주올레’ 3부작을 완성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추천도서
‘올레꾼의 대모’ 서명숙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이 극찬한 <좌충우돌 제주올레> 시리즈

발신: 사단법인 제주올레
수신: 도서관 사서님

학교 다닐 때 저는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나 서점 주인이 됐으면 했습니다. 책에 묻혀 지낼 때가 제일 행복했거든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선생님들께 편지를 드리는 마음에 부러움이 가득합니다. 이곳 제주는 완연한 가을색. 걷기에도, 책 읽기에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들과 책 이야기를 나누며 마냥 올레길을 걷고만 싶습니다.

제가 편지를 드린 것은 역시 책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에 만평을 그리는 김경수 화백이 어린이를 위한 <호진이와 시로미의 좌충우돌 제주올레>란 책 3권을 최근 완성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조악한 그림으로 공부만을 강권하는 학습서가 판치는 어린이 만화 시장에서 이 책은 단연 돋보입니다. 7년 넘게 경기도 일산과 제주에서 ‘이중 생활’을 해 온 김화백은 제주도가 고향인 저보다도 제주도를 더 사랑하고 이곳 생태에 밝은 분입니다.

이 분은 자연환경과 벗하며 느리게 살아가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올레 정신을 어린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2년 넘게 심혈을 기울여 책을 썼습니다. 그의 책에서는 제주의 오름과 바당, 그리고 동식물이 밖으로 당장 튀어나올 듯 생생합니다. 어린이 마음 속에 자연을 귀하게 여기는 생각이 절로 깃들도록 줄거리가 흥미진진합니다. 이 책의 두 페이지 삽화는 6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도 실렸습니다.

저는 이 책이 될 수 있으면 많은 도서관에서 우리 어린이와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제주올레와 관한 책을 두 권이나 냈지만 한 번도 이런 편지를 드린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제가 우리 어린이에게 이 책을 읽히고 싶은 마음이 강해 면구한 마음 무릅쓰고 이런 무리한 청을 드립니다. 바쁘실 텐데 시간 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길을 걸으며 여러분의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 서명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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