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메르스에 놀란 가슴, 세월호 침몰에 갈기갈기 찢어졌는데 야당은 지리멸렬, 민심은 갈 곳을 몰랐다. 더구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어야 마땅한 여당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18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고 자신하던 참이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보이던 그 암울한 때에 오랜 동안 나이 차를 넘어 '사귀어온' 두 사람이 마음을 합쳤다.
함세웅 신부와 주진우 기자는 무기력하게 앉아 세월만 한탄할 게 아니라 무슨 짓이든 해보기로 작정했다. '속 시원한 현대사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를 숨 가쁘게 돌며 절망에 빠졌던 이들을 만나 현대사 얘기를 나눴다. 주진우 악마기자가 주로 묻고 함세웅 정의사제가 답하는 방식이었다. 이 강연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눈 즐거움과 희망을 좀 더 많은 분들과 나누려고 펴낸 책이다.
마음껏 낄낄대며 즐기시라
이 책은 제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을 떠날 생각밖에 들지 않던 때에 태동했다. 지난해 가을 메르스에 놀란 가슴, 세월호 침몰에 갈기갈기 찢어졌는데 야당은 지리멸렬, 민심은 갈 곳을 몰랐다. 더구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어야 마땅한 여당은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180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으리라고 자신하던 참이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보이던 그 암울한 때에 오랜 동안 나이 차를 넘어 ‘사귀어온’ 두 사람이 마음을 합쳤다. 두 사람은 무기력하게 앉아 세월만 한탄할 게 아니라 무슨 짓이든 해보기로 작정했다.
함세웅 신부와 주진우 기자의 ‘속 시원한 현대사 콘서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주진우 악마기자가 주로 묻고 함세웅 정의사제가 답하는 방식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독재 권력과 목숨을 걸고 싸워온 함세웅 신부의 풍부한 식견과 정의감이 주진우 기자의 재기발랄한 현장 취재 경험과 버무려지자 마법적인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미소를 잊었던 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어둠이 걷히면 새벽이 찾아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믿을 수 있게 되었다. 민주화의 긴 여정 속에서 아주 잠깐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는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지난 4·13 총선에서 여당은 분열한 야당에도 참패를 당했다. 오랜 민주화 과정에서 그랬듯 민심은 결정적인 시기에는 역사를 바로 잡는 힘을 시위한다. 함세웅 신부와 주진우 기자, 그리고 콘서트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불렀던 희망가는 공허하지 않았다. 이제는 한결 편한 마음으로 이 책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마음껏 낄낄거리며 즐기셔도 좋다. 우리가 잠시 잊었던 역사의 굽이굽이에서 어떤 ‘뻘짓’이 벌어졌는지, 그 뻘짓이 어떤 철퇴를 맞았는지 소록소록 생각나시리라.
2002년 <시사저널>에서 탐사보도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시사IN> 창간 기자인 그는 청와대, 검찰, 국정원, 조폭, 삼성 등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탐사보도를 해오고 있다. 무수한 특종 보도와 의혹 제기로 인해 100여 차례 고소·고발을 당했지만,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은 책으로 『주기자』 『주기자의 사법활극』등이 있다.
가톨릭 원로사제. 1942년 태어나 가톨릭대학을 수료, 로마 우르바노 대학과 그레고리오 대학에서 신학석사·박사를 받았다. 1973년 연희동성당을 거쳐 응암동·한강·구의동·장위동·상도동·제기동 성당에서 주임신부로 일하고, 2012년 청구성당에서 은퇴미사를 했다. 1974년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창립하여 민주화운동에 헌신했고, 서울교구 홍보국장으로 6월항쟁의 중심에 섰다.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을 만들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다. 현재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